노르웨이 3대 트레킹
김0* 님 ・ 2018-08-14
대망의 노르웨이 트레킹을 다녀온지 열흘 남짓 지났지만 아직도 여행사진을 다시보며 당시의 감흥을 느끼곤 할 정도로 인상적인 여행이었다. 친구들과 선배들이 어울려 여덟명이 함께 여행을 예약했고 현지에서 조인한 일곱분과 이우현컨시어즈와 열네명이 가족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숙소는 위치가 너무 좋아 사소한 불편함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고, 시차때문이기도 하고 새벽부터 환해지는 백야때문이기도 하고 숙소주변을 산책하며 하루를 일찍 열 수 있었다. 식사는 저탄수화물 고단백으로 준비되어 저절로 몸이 날씬해질만했으나 매끼니 먹는 맥주나 와인때문에 체중감량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투정을 부리고 싶다. 세차례 트레킹의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갔으나 만드는 번거로움에 비해 막상 산위에서 잘 먹히지 않았으니 한국인의 힘은 밥에서 나오는 모양이다.
트레킹의 순서가 쉐락볼튼, 프레이케스톨렌, 트롤퉁가로 짜여진 것이 중, 약, 강으로 잘 조절된 느낌이다. 쉐락볼튼으로 가는 날은 초속 20미터가 넘는 강풍이 불어 내 몸무게도 바람에 날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고, 흙먼지로 더러워진 얼굴임에도 피요르드를 바라보며 절벽에 낀 계란바위에서 사진을 찍으며 모두 즐거워했다. 다들 얼마나 용감한지 대범하게 일어나 만세를 불렀지만 나혼자 엉거주춤 인어공주 포즈로 사진을 찍어도 충분히 행복했다. 두번째 프레이케스톨렌으로 가는 날은 무척이나 무더웠으나 코스가 짧아 금새 멋진 풍광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곳에서 톰 크루즈가 미션임파서블을 찍었다는 컨시어즈의 소개에 귀국하자마자 극장에서 확인하는 소소한 기쁨도 누릴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비소식과 트레킹에 지친 몸을 회복하지도 못한 채 트롤퉁가에 가게되었지만 지나고 보니 맞을 매를 한꺼번에 맞고 나중의 일정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고, 우천 중에 배를 타고 나름 낭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는 생각이다. 트롤퉁가로 가는 길이 지루하기만 했다면 인생사진을 건지겠다고 그 먼길을 가는 건가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가는 길에 트롤이 살만한 신비로운 풍광도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여행 후 사진을 본 사람들은 어디에서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물어본다. 컨시어즈가 멀리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었다고~, 어떤 사진은 심지어 자일을 타고 절벽아래로 내려가 찍어주었다고~ 말하면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일 잘하는 컨시어즈들이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여행에서 돌아와 한국의 무더위에 달달 볶이면서 노르웨이에서 지냈던 시간이 꿈만 같다. 폭포에서 보았던 무지개, 트위지를 타고 갔던 본드후스 빙하호수, 베르겐 자유시간에 갔던 KODE 3 미술관, 나병 박물관들도 아롱다롱 즐거운 추억들로 엮여졌다. 지나고 보니 여행준비를 상당히 일찍 시작한 덕분에 항공권도 싸게 구할 수 있었고, 합리적인 가격에 노르웨이 3대 트레킹을 잘 다녀올 수 있었다. 다음에도 얼리버드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 부지런을 떨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함께 여행한 분들 모두 행복하시고, 안내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컨시어즈 이우현, 아킬라양도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