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를 다녀와서
황** 님 ・ 2019-03-12

배낭여행이 아닌 다음에야 흔히 ‘집 떠나면 X고생’이라는 여행이, 보다 여유롭고 품격 있는 여행을 원하게 되는 것이 나만의 취향은 아닐 것이다.
친구부부 10명이 세계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캄보디아의 더운 날씨, 열악한 잠자리와 식사, 패키지 여행의 경박함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러나 지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링켄리브’를 알게 된 것은 이러한 걱정을 일시에 없애준 크나큰 행운이었다.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국왕의 별장 Royal Garden과 박쥐공원 옆의 5 Star급 호텔은 리조트와는 품격이 다른 정말 럭셔리하고 안락했으며 앙코르톰과 앙코르와트에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고급 레지던스 지역이었다. 호텔 주변의 산책코스도 좋아 아침에 우리 부부가 산책하기에도 딱 좋았다.
식사는 호텔의 아침 뷔페도 정갈했지만, 때마다 찾은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의 음식도 아주 훌륭했고, 흔히 동남아시아의 요리에서 독특한 향채 냄새와 맛에 예민한 사람들도 전혀 걱정할 필요 없이 우리 입맛에 최적화한 것 같은 맛에 예쁘게 데코레이션까지 해서 나와 눈과 입을 동시에 만족시켜주었다.
특히 소규모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행만을 위한 맞춤 여행으로 아침 식사 후 느긋하게 떠나 사원들을 돌아보는 여유로운 일정이라 좋았다. 캄보디아에 약 200개의 사원이 있다는데, 우리는 12개의 대표적인 사원을 찾아갔다. 사암과 현무암에 새긴 수많은 부조를 보면서 찬란했던 크메르 문화를 더듬어볼 수 있었다. 현대의 장비로도 할 수 없을 일을 어떻게 그 시대의 인간이 코끼리로 저 많은 돌을 날라와서 가공하여 이렇게 웅장하고 정교한 건축을 할 수 있었을까?
9C 수야바르만2세가 건설을 시작하여 13C 자야바르만7세가 완성한 장엄했던 크메르왕국의 유산이 열대우림의 정글 속에 묻혀 있을 때는 나무뿌리가 유적을 휘감고 있는데, 1861년 프랑스인 곤충학자 앙리 모어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이후에 전쟁과 약탈로 70% 이상이 복원불능 상태로 훼손되었고 수많은 유물이 도난, 파괴되었다. 자연이 유적을 파괴한 것 보다 오히려 인간의 욕망이 더 큰 파괴를 가져온 것이다. 600년에 걸쳐 건축한 불가사의한 유적을 불과 150년만에 이렇게 망가트리다니! 마치 쁘레룹 사원에서 붉은 석양을 보았을 때처럼 가슴 속에 아픔이 밀려온다.
일정에서 또 한 가지, 가장 더운 시간에는 식사 또는 캄보디아 마사지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계획을 짜서 좋았다. 나는 평소 마사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캄보디아 마사지는 태국 마사지처럼 아프지 않으면서도 온 몸이 날아갈 듯 시원하여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저녁 시간에 찾아가본 벼룩시장은 사람냄새를 느끼기에 좋았다.
끝으로 이번 여행을 진행해준 ‘링켄리브’에 감사와 크나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여행사에 고맙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진데, 나 뿐 만 아니라 우리 친구 일행 모두가 대 만족이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오랫동안 이번 여행의 추억을 간직할 것 같다.


